목회 칼럼
꽃밭에는 꽃들이 모여 살고요

꽃밭에는 꽃들이 모여 살고요

July 30, 2023

꽃밭에는 꽃들이 모여 살고요.

 

요즘 한국, 미국 할 것없이 온 세상이최근 유엔 사무총장의 경고처럼 “끓는 지구” 속에서 몸살을앓고 있습니다. 연일 100도가 넘는 폭염이 계속되는 가운데, 요즘 교회에 오면 사명감을 가지고 매일 하는 일이 있습니다. 한여름에생긴 이 사명은 새벽예배 후나 아침 출근 후, 본당 앞 꽃밭에 흠뻑 물을 주는 것입니다. 그러다 언젠가부터 흥미로운 생각 하나가 떠올랐습니다. 이 꽃들이제 발자국 소리를 기억하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제가 꽃밭으로다가가 돌돌 말려있는 호스를 풀고 수돗물을 틀면, 꽃들이 일제히 저를 향해 얼굴을 돌리고 반갑게 함박웃음을짓는 것 같은 기분이 들기 때문입니다. 꽃밭에 물을 주다보니 어린 시절, 엄마의 손을 잡고 유치원에 가서 배웠던 동요도 떠올라 흥얼거리기도 합니다.

꽃밭에는 꽃들이모여 살고요. 우리들은 유치원에 모여 살아요.

우리 유치원, 우리 유치원, 착하고 귀여운 아이들의 꽃동산.

시원한 물줄기에 살랑살랑 춤추는 꽃들을기분좋게 지켜 보다가 순간 가슴이  뭉클해졌습니다. 이 뙤약볕 아래에서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자신의 소명을잘 감당하고 있는 꽃들 너무나 고마웠습니다.

지난 주일, 설교 시간에 송용원 교수님이 쓴  “소명, 들의 백합화를 보라”라는 글을 인용했었습니다.  

     “종교개혁가 칼뱅은인간의 소명‘군대 초소’, 라틴어 statio에비유했다.

온전히 완수하도록, 정해진 기간에는 결코 그 자리를 떠나지 않는 것, 그것이 소명이다. 또한 라틴어 statio에는 ‘역참(驛站)’이라는 뜻도 있다. 말을 갈아타는정거장이다. 그러니 소명은 어느 한 역에서  다음 역까지 선로를 이탈하지 않고 충실히 달리는 것과 같다. 이는 소명에는 어떤 정해진 기간이 지나면, 더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는속성이 있다는 의미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저마다의소명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꽃들에게는 꽃들의 소명이 있고, 사람에게는사람의 소명, 즉 본분이 있습니다.

“하나님을 경외하고, 그의 명령을 지킬지어다.

이것이 모든사람의 본분이니라.” (전12: 13)

하나님께서 저마다에게 주신 소명을 따라본분을 다할 때, 가장 사람답고 아름다운 법입니다.  

오늘도 꽃들에게 물을 주면서 기도합니다.

      “주님, 이 꽃들이 폭염을 잘 견뎌내게하시고, 저마다의 고유한 빛깔과 생기를 잃지 않게 하옵소서!”

최준우 목사는 현재 남가주에 위치한 좋은 비전교회 목회를 담임하고 있다. 오직 하나님만을 예배하는 예배 공동체, 예수님의 제자로 양육하는 제자훈련 공동체, 다음 세대를 성경적 리더로 준비하는 차세대 공동체, 코이노니아의 기쁨이 넘치는 사랑공동체, 복음으로 세상과 이웃을 섬기는 선교 공동체를 꿈꾸며 오늘도 그러한 교회를 세우는데 헌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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