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 칼럼
노인과 어른

노인과 어른

August 14, 2022

노인과 어른

이젠 고인이 된 이어령 교수님과 100주년 기념교회를 은퇴하신 이재철 목사님이 함께 쓴 [지성과 영성의 만남]이라는 책에는 이런 글이 있습니다.

“노인이 되는 길이 있고 어른이 되는 길이 있습니다……

어른이 되느냐 노인이 되느냐, 그 분깃점은 내가 나를 더 사랑하느냐, 상대를 더 사랑하느냐, 바로 여기에서 갈라집니다.

노인은 나이가 들수록 자기만 압니다. 그런 분들은 나이가 들어서만 그런 것이 아니라 대부분 젊었을 때부터 그렇게 살아온 분들입니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남을 위하는 마음을 키워가는 것입니다.

20대에는 이해하지 못한 것을 30대에는 이해하고, 30대에 이해하지 못하던 것을 50대, 60대에 이해하고 품게 되는 것입니다.

어른이 곁에 있으면, 그분이 설령 병상에 누워 있어도 주위는 훈훈해집니다.

어른은 모두를 감싸고, 덮어주고, 자기 것으로 채워 줍니다.”

글을 읽는 동안, 세월이 흐르면 누구나 노인이 되지만, 모두 다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과, 비록 나이가 어려도 어른일 수 있고, 나이가 많아도 어린 아이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글과 포개어져서 마음의 고개를 쉴새없이 끄덕였습니다.

특히 ‘노인과 어른의 분깃점은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포용하는 너비와 폭’이라는 두 지성인의 통찰력에 전적으로 동의하면서, 열왕기상 4장 29절 말씀을 떠올렸습니다.

“하나님이 솔로몬에게 지혜와 총명을 심히 많이 주시고,

또 넓은 마음을 주시되 바닷가의 모래같이 하시니”

전 솔직히 2, 30대에는 하나님께서 솔로몬에게 주신 지혜와 총명이 몹시 부러웠었습니다. 그러다 불혹(不惑, 40대)의 언덕을 지나 지천명(知天命, 50대)의 고개에 들어서면서부터, 그리고 목회의 연수가 쌓이면 쌓일수록 이제는 하나님이 솔로몬에게 주신 ‘바다와 같은 넓은 마음’이 그 무엇보다 부럽습니다.

세상의 모든 강물을 다 받아들여도 넘치지 않고, 가뭄과 무더위에도 마르지 않고 언제나 일정 수위를 유지하는 바다, 바다처럼 저의 마음도 그러하기를…

한낮의 열기가 대지에 가라앉고 사방이 고요한 여름 밤, 어른이 되길 나의 주님께 간구합니다.

최준우 목사는 현재 남가주에 위치한 좋은 비전교회 목회를 담임하고 있다. 오직 하나님만을 예배하는 예배 공동체, 예수님의 제자로 양육하는 제자훈련 공동체, 다음 세대를 성경적 리더로 준비하는 차세대 공동체, 코이노니아의 기쁨이 넘치는 사랑공동체, 복음으로 세상과 이웃을 섬기는 선교 공동체를 꿈꾸며 오늘도 그러한 교회를 세우는데 헌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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