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 칼럼
홀로 서기와 함께 하기

홀로 서기와 함께 하기

August 7, 2022

홀로 서기와 함께 하기

 

장문수 시인의 “마음의 편지”라고 하는 시가 있습니다.  

가까이있어도, 마음이 없으면 먼 사람이고,

아주멀리 있어도, 마음이 있다면 가까운 사람이니,

사람과 사람 사이는 거리가 아니라 마음이래요.

마음을다스리는 사람, 마음을 아프게 하지 않는 사람,

따스한말을 하는 사람, 위로의 마음을 전하는 사람,

그런 마음을 가진 사람이 좋아요. 그런 마음을 갖고 살아요.

시가 참 쉽고 간결하면서도, 지난 한 주간 제 마음을 그대로 읽어 주는 듯해서 절로 고개가 끄떡여졌습니다.지난 주일 밤, 아내와 딸이 한국에 계신 연로하신 아버지를 뵙기 위해 먼길을 떠났는데, 결혼한 지24년차를 맞이한 저희 부부가 이번처럼 오래 떨어져 지내는것은 처음입니다. 물론 전도사와 부목사 시절, 각종 수련회와 단기 선교로, 또는 한국에 홀로 계신 아버지가 위독하셔서 한두 주 정도 떨어져 지내봤지만, 5주간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아내와 딸을 공항에 내려주고 집으로 혼자 돌아오는 늦은 밤, 인간은 결국 홀로 남는 법을 배워야 하는 존재라는 생각을 다시금 하였습니다. 감수성이 풍부했던 고등학교 시절, 저의 책상 위에는 서정윤 시인의시집, [홀로 서기]가 항상 꽂혀 있었습니다.  

“둘이 만나 서는 게 아니라, 홀로 선 둘이가 만나는 것이다.”

[홀로 선 둘]이라는 역설적인 표현이 잔잔한 여운을 남깁니다. 사람은 둘이 함께하기 전에 먼저 홀로 있는시간을 충분히 가져야만 합니다. 홀로 있는 법을 아는 사람만이 둘이 함께 하는 법을 알게 되고, 홀로 서는 법을 배운 사람만이 진정 다른 사람과 함께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그리고 무엇보다도 그 [홀로 서기]를 통해 마지막순간까지 나와 함께 하시는 분이 누구인지를 발견하게 됩니다.

십자가의 죽음을 앞둔 예수님은 자기를 따르던 제자들이 모두 흩어지고 그의 곁을 떠나갔지만, 최후의순간까지 자신을 떠나지 않는 분이 계심을 알고 있었습니다. “보라 너희가 다 각각제 곳으로 흩어지고 나를 혼자 둘 때가 오나니 벌써 왔도다. 그러나 내가 혼자 있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하나님)께서 나와함께 계시느니라.”(요16:32) 예수님은 홀로 서는 법을 아셨고, 그 홀로 서는 시간을통해서 한순간도 자신을 떠나지 않으시는 분이 하나님이라는 사실을 아셨습니다.

24년만에 경험하는낯선 [홀로 서기]…

나의 “혼자 있는 시간”이 주님과“함께 있는 시간”이 되기를 소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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